예전에는 어째서 호랑이가 되었는지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요전에는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째서 인간이었을까 하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이것처럼 무서운 일이 또 어디 있겠나? 앞으로 조금만 지나면 내 마음에 있던 인간의 마음은 짐승의 습관 속으로 완전히 매몰되어버리겠지. 마치 낡은 궁궐의 주춧돌이 점차 흙과 모래에 매몰되어버리는 것처럼 말일세. 그러면 결국 나는 자신의 과거를 잊어버리고 한 마리의 호랑이로서 미친 듯이 날뛰면서, 오늘처럼 자네를 우연히 마주쳐도 옛친구를 알아보는 일도 없고 자네를 갈기갈기 찟어먹어도 아무런 후회를 하지 않을 테지. (pp. 181-182)
나는 그때 처음으로 당신을 존경했다. 당신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내 뱃속에서 어느 살아 있는 것을 붙잡으려는 결심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내 심장을 두 조각으로 갈라서, 따뜻하게 흐르는 핏덩이를 빨아먹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아직 살아 있었다. 죽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다른 날을 기약하면서 당신의 요구를 거절해버렸다. 지금 나는 스스로 자신의 심장을 찢고, 그 피를 당신의 얼굴에 뿌리려고 한다. 내 심장의 고동이 멈춘 순간, 당신의 가슴에 새로운 생명이 깃들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p. 319, 나쓰메 소세키 마음)
이 감옥 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 또한 그 감옥을 부수는 거싱 도저히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 필경 가장 편안한 노력으로 해낼 수 있는 것은 자살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당신은 '왜?' 라고 하며 눈을 크게 뜰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내 마음을 조여오는 그 불가사의한 무서운 힘은 모든 방면에서 내 활동을 저지하면서 내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죽음의 길만을 열어두는 것이다. 꼼짝도 하지 않으면 또 몰라도,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이상은 그 길을 걸어가지 않으면 나에게는 앞으로 나아갈 도리가 없는 것이다. (p. 324, p. 319, 나쓰메 소세키 마음)
한번 불을 붙이면 분노의 불꽃은 끊임없이 타오르다가 결국은 자기 자신까지 모두 태워버리고 말지. (p. 361)
태그 : 기시유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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